2023. 6. 12. 14:18ㆍ치앙마이 3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살아보기로 하고 가장 큰일들 중 하나가 집구하기.
치앙마이에서 첫 번째 우리 집은 무반이었다.
무반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단독주택들이 모여있는 타운하우스 같은 개념이다.
한국의 촘촘한 아파트에 질린 사람들이라면 아이들이 내마음대로 뛰어놀수있는 환경을 꿈꾸게된다.
콘도의 경우는 한국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인데 대체로 고층 건물은 많지 않다. 10층 이하의 건물이 많은 편.
뛰지마라를 입에 달고 살아온 나이기에 무반이 더 매력적인 거주공간으로 보여졌다.
보통 태국 무반은 2층집형태가 가장 흔하다. 가격대도 같은 사이즈라도 위치나 인지도 시설등에 따라 천차만별..
방 3개짜리 2층에 규모가 크게 다르지 않은 무반이 한화 35만 원 정도 하는 곳도 있고 한화 100만 원 하는 곳도 있다.
Siwalee Choengdoi
태국살이 첫번째 우리 집은 Siwalee Choengdoi라는 방 3개짜리 무반이었다.
Siwalee는 규모가 꽤큰 주택브랜드로 치앙마이에도 Siwalee Meechok, Ratchaphruk, Sankampang, Cheongdoi 등 여러 곳에 무반단지가 있다. 현지에 계셨던 지인분이 소개해주신 곳인데.. 처음 외국살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때 아! 여기다 싶은 마음이 들었던 곳이다.
장점들을 꼽아보자면~
첫째 안전! 무반단지가 몇개 모여있어 입구에서 한번, 거주하는 무반단지에 들어갈 때 또 한 번 그렇게 두 번의 확인절차를 거친다. 밤에도 경비아저씨들이 자전거 타고 순찰을 도는데 어느 날 새벽에 잠이 안 와 마당에서 하늘 쳐다보고 있으니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경비아저씨가 나타나서 무슨 일 없냐는 듯 인사하고 지나갔다. 밝게 잘 웃는 아저씨들이었다.
그리고 무반단지들의 중심에는 Serenelake 라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아이들과 산책 삼아 걸으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정도 걸리는 크기로 더운 시간이 자나고 초저녁즈음 나가 동네 한 바퀴 또는 호수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내가 언제 살면서 이렇게 초록초록한 자연을 눈에 담으며 살았었나.. 하는 감상에 젖곤 했었다.
오피스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영어를 하고 라인어플을 통해서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최대한 바로바로 처리를 해주었다. 내눈엔 영어 제법하시는 그분들이었는데 어느 날 신랑이랑 대화하던 오피스 남직원이 신랑에게 "미안해. 내가 영어를 잘 못하지?"라며 사과를 해오더란다.. 비슷한 수준인 신랑도 저 사람이 잘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 생각했었는데 둘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세상사람다 제각각이지만... 내가 만난 태국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너무나 친절했다.
또 하나의 장점, 그 예쁜 호수 가까이에 커뮤니티센터와 맛도 뷰도 제법 괜찮은 카페가 있다.
처음엔 그 커뮤니티센터의 헬스와 사우나,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줄알고 이게 무슨 호사냐며 좋아했지만 음.... 가격이 내 기준 너무 비쌌다. 그냥 놀이시설도 없이 레인 뿐인 수영장인데 샹그릴라 호텔수영장보다 비싸더라는.
어쨌거나 정신없이 집을 구하고 겨울에 도착한 치앙마이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너무 단기간에 정리해서 간터라 사전지식이 너무나 부족했다. 방콕, 파타야만 가본 사람으로 치앙마이의 첫인상은 작은 공항에 밤비행기로 길가 편의점에서 물을 사면서 봤던 너무나 커다란 바퀴벌레등으로 썩 좋지많은 않았고, 아직 내 집 같지 않은 불편함. 그리고 아직 입학테스트를 보지 않아 아이의 학교입학이 어찌 될지 모르는 불안감속에서 치앙마이 생활을 시작했었다.
집은 1층 마당에 작은 정원과 주차장, 현관문을열면 거실, 주방과 화장실, 계단을 올르면 방 3개와 욕실 2개가 있고, 1층 부엌문을 열고 나가면 세탁기를 놓을 수 있는 작은 뒷마당. 무반내부 디테일과 무반살이의 현실 단점을 부지런히 마음먹고 남겨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겨보면 추억은 아름답고 그런 걸 다 떠나서 참으로 아름답고 친절하고 다정한 나라였다. 심지어 우연히 알게 된 과외선생님도 친절해. 시간이 정말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 한국에서 고민하던 것들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그저 그날그날 아이들과 산책하고 여행했던 기억 속 장소들이 생생해서
나는 오늘도 태국병을 앓고있다.
Siwalee Choengd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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